호주 북부 카카두 국립공원의 한 바위 은신처에는 비닌족이 나마르콘Namarrkon이라 부르는 존재의 그림이 있다. 살점은 벗겨져 뼈가 드러나 있고, 머리와 팔꿈치, 무릎에는 돌도끼를 차고 있으며, 발목에서 머리 위로 이어지는 거대한 번개 띠를 휘두르고 있다. 비닌족의 드림타임 이야기에 따르면, 나마르콘이 아라푸라 해에서 아넘랜드 절벽까지 여행한 과정이 이 지형을 빚어냈다고 한다. 그리고 우기 전후로 대지를 가로질러 천둥치며 번쩍이는 대폭풍 속에서, 돌도끼로 구름을 쪼개 천둥과 번개를 만들고 생명을 주는 비를 내리는 이가 바로 나마르콘이다. 그러니까 기본적으로 대단히 바쁜 신이다.

전 세계적으로 평균 초당 60번의 번개가 치며, 일부는 800km 이상 뻗어 나간다. 번개 한 번은 최대 7기가줄의 에너지를 방출하는데, 이는 TNT 1.67톤에 해당하며, 주변 공기를 순식간에 약 3만°C까지 가열한다. 태양 표면보다 다섯 배나 뜨거운 셈이다. 이 끊임없는 방전은 지구의 전기장과 전리층을 조절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질소 분자를 쪼개 식물이 이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질소 순환을 돕고, 오존 생성에 기여하며, 메탄 같은 온실가스를 분해하는 데도 일조한다. 또한 지구 전역의 숲, 사바나, 초원 생태계를 형성하는 화재 주기의 근간이기도 하다. 나마르콘의 이야기가 보여주듯, 번개는 우리 행성 생명의 필수 요소다. 부담 갖지 마라, 나마르콘.

그러나 지구가 뜨거워지면서 번개가 이 시스템에서 하는 역할뿐 아니라 번개 자체도 변하고 있을 수 있다. 그 결과는 심각할 수 있다. 지난 7월, 4만8천 번 이상의 번개가 캐나다와 미국 북서부에서 대규모 산불을 일으켜 주택을 파괴하고 북미 전역 도시에 연무를 드리웠다. 지난여름 영국 폭염 때는 하루 만에 잉글랜드 남동부에 3만 번 가까운 번개가 쳤다. 이미 전 세계적으로 매년 약 25만 명이 번개에 맞아 약 2만4천 명이 사망한다. 호주만 해도 번개로 매년 5~10명이 숨지고 약 100명이 부상한다. 그러니 폭풍 중에 나무 아래에 서 있지는 말자.

번개의 엄청난 힘은 전 세계 인류 문화에 깊이 새겨져 있다. 흔히 번개는 아름다움과 공포를 동시에 불러일으키는 이중성을 표현한다.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진 시인인 엔헤두안나 사제는 자신의 여신을 “번쩍이는 번개 같은 눈빛”을 지녔다고 묘사했고, 고대 메소포타미아, 마야, 아즈텍 문화에서는 폭풍과 농업을 모두 관장하는 신들이 있었다. 번개를 다루는 존재는 흔히 인류의 수호자다. 고대 인도의 리그베다에서 인드라는 번개로 악한 뱀 브리트라를 죽이고 비와 강을 풀어놓았으며, 북유럽의 천둥신 토르는 인간의 수호자였다. 태평양 북서부, 오대호, 대평원의 많은 아메리카 원주민 문화에는 인류를 지키는 천둥새Thunderbird라는 강력한 존재가 등장한다. 그러니까 번개는 공포스럽고, 생명을 주며, 분명히 꽤 든든한 경호원이다.

작가와 철학자들이 2천 년 넘게 번개의 물리적 설명을 찾아왔지만, 정전기 방전과 번개의 연관성을 벤저민 프랭클린이 입증한 것은 18세기였다. 프랭클린은 전기가 물체에서 물체로 전달되거나 수증기 같은 물질에 담길 수 있는 보이지 않는 유체라고 이론화했다. 과학자들은 더 이상 보이지 않는 유체를 말하지 않는다. 대신 번개는 따뜻하고 습기 찬 공기가 폭풍 구름의 차가운 상층부로 상승할 때 생기는 것으로 이해된다. 온도가 떨어지면 수증기가 응결해 작은 얼음 결정이 된다. 이 결정들이 싸락눈graupel이라 불리는 무른 얼음 입자와 충돌하며 전자를 얼음 결정에서 싸락눈으로 옮긴다. 양전하를 띠게 된 더 작고 가벼운 얼음 결정은 상승부로 올라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