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벨라루스-우크라이나 국경에서 러시아 점령지인 올레슈키에서 탈출한 피난민들이 체르니히우 지역으로 넘어와 수년 만에 가족과 재회하는 날것 그대로의 장면이 펼쳐졌다. 두 자매 다샤와 아냐 팔리는 아버지 미하일로를 태운 버스를 향해 비명을 지르며 활주로를 질주했다. 3년 동안 다시는 아버지를 못 볼지도 모른다는 절박한 걱정이 담긴 상봉이었다. 어머니 잔나는 미하일로의 얼굴을 붙잡고 이마를 몇 번이고 쓰다듬으며, 자신이 떠나보낸 그 남자가 맞는지 확인하는 듯했다. 그는 아내에게 마침내 결혼식을 올리겠다고 약속했다.

여정은 완곡하게 말해 직항이 아니었다. 우크라이나 군 진지는 올레슈키에서 불과 5km(3.1마일) 떨어져 있지만, 피난민들은 먼저 러시아 점령지를 거쳐 러시아 남부로 가서 벨라루스로 비행기를 타고, 그다음 우크라이나 북부 국경을 넘어 차로 이동해야 했다. 행렬에는 버스만큼 구급차가 많았다. 이는 승객들의 상태를 말해주는 디테일이다. 일부 노인은 너무 쇠약해 들것에 실려 왔다. 가장 나이 많은 피난민은 94세, 가장 어린 피난민은 1세였다고 우크라이나 인권 옴부즈맨 드미트로 루비네츠가 전했다. 많은 이가 목발을 짚거나 휠체어가 필요했고, 전선 사이에 갇힌 세월이 지친 얼굴에 그대로 새겨져 있었다.

올레슈키의 상황은 너무나 절박해져서 물자를 들여오는 것조차 극히 어려웠을 뿐 아니라 탈출 자체가 매우 위험했다. 탈출 경로에는 지뢰가 매설됐고 드론 공격에 노출됐다. 인근 드니프로강을 가로지르는 다리들은 파괴됐고, 강둑에도 지뢰가 매설돼 위험하다는 소식이다. 3주 전에 탈출한 한 주민은 BBC에 안전한 곳에 도착하기까지 24km(15마일)의 지뢰밭을 걸어야 했다고 말했다. 많은 이가 생존을 위해 정원의 잡초를 삶아 먹는 처지로 내몰렸다.

화요일 전선 헤르손 지역 전역에 인도적 휴전이 발효됐다. 2022년 2월 러시아의 전면 침공 이후 이 지역에 찾아온 4년 만의 첫 평화였다. 전쟁 전 올레슈키에는 2만4천 명이 살았다. 휴전으로 탈출로의 지뢰가 제거되고 인도적 지원이 전달될 수 있었다. 주민들은 금요일 오후 750명을 태울 수 있는 25대의 버스 행렬이 출발하기 전까지 4시간의 탈출 시간을 가졌다.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을 위한 구급차도 포함됐다. 휴전 조치는 11월 1일 일요일까지 유지된다.

우크라이나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는 이번 지역 휴전을 중재해 피난길을 열어준 미국 영부인 멜라니아 트럼프의 노력에 감사를 표했다. 젤렌스키는 X에 올린 글에서 "그들 모두 필요한 지원을 받을 것"이라며 "정부 기관과 관련된 모든 지역 및 지방 당국이 효과적으로 협력해 우리 국민이 적응하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루비네츠와 그의 팀이 피난민을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키는 데 기여한 것을 치하하고, "러시아가 일시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의 진정한 인도적 재앙"에 주목하게 한 이들에게도 감사를 전했다.

루비네츠와 러시아 측 대응 인사인 야나 란트라토바는 금요일 러시아 점령 크림반도의 아르먄스크에서 함께 출발해 올레슈키로 향했다. 루비네츠는 전쟁 발발 이후 우크라이나 관리로서는 처음으로 러시아 점령 지역을 방문한 인물이다. 이번 휴전은 두 사람의 긴밀한 협력을 필요로 했고, 루비네츠는 생명을 구하기 위한 목적에서 이를 수행했다고 밝혔다. 다만 우크라이나 일각에서는 수많은 도시 주민을 죽이고 삶을 견딜 수 없게 만든 점령국의 대표 옆에 그가 서 있는 모습에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수백 명은 광범위한 파괴와 가스, 전기, 상수도 부재에도 불구하고 전화로 폐허가 된 도시에 남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친척은 BBC에 일부 노년층은 떠나기를 원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루비네츠는 금요일 아침 남는 사람들도 "필요한 모든 인도적 지원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