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학이나 과대광고 주기에 대해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전혀 놀라지 않을 소식이 하나 있다. 한 투자 리서치 회사가 앤트로픽의 미공개 클로드 버전이 실제로 작동하는 전갈 항독소를 허공에서 만들어낼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것이다. 실험을 주도한 시트리니 리서치는 앤트로픽과 손잡고 AI가 제약 개발을 혁신할 수 있는지 시험했다. 결과는 혁신은커녕 실패였다. 전문가들은 더 버지와의 인터뷰에서 이 실험이 "유망한 출발점" 몇 개와 "정확히 0개의 실제 약물"을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시트리니는 스스로 인정하건대 관련 전문 지식이 전혀 없는 상태로 시작했다. 회사 측은 "우리 중 누구도 생물학과 관련된 AI에 대해 아는 게 없다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고 고백했다. 그래도 굴하지 않고 밀어붙인 끝에 결국 '우리는 클로드로 신약을 만들고 싶었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보라'라는 제목의 블로그 글을 발행했다. 글에는 "왜 AI로 신약을 만들려고 하지 않는가?" 같은 수사적 질문과 아마추어 과학 모험의 자세한 경과, 그리고 찰스 다윈의 인용문이 담겼다. 19세기 자연학자를 끌어와 권위를 세우는 것보다 엄격한 제약 연구를 잘 보여주는 건 없으니까.

시트리니가 낯익다면, 이 회사가 이전에 AI로 인한 경제 대재앙을 상상한 픽션을 유포해 소셜 미디어에서 화제가 되고 실제 시장을 흔든 적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 4월에는 변동성이 큰 지역에 대한 직접적인 시각을 얻기 위해 호르무즈 해협을 방문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번 최신 프로젝트를 위해 시트리니는 앤트로픽을 끌어들였다. 앤트로픽은 뜨거운 기대를 모으는 IPO를 불과 몇 주 앞두고 있으며, 제약 개발과 생명과학 분야에서 AI의 잠재력을 강조할 여러 이유가 있다. 이 두 분야는 앤트로픽이 적극적으로 추진 중인 영역이기도 하다.

협업은 시트리니가 약물 후보를 연구하려다 클로드의 생물보안 가드레일을 건드리면서 시작됐다. 글쓴이는 "AI 연구소에 다니는 연락처 명단의 모든 사람에게 스팸 전화를 돌렸다"고 말했고, 결국 앤트로픽에서 협조 의사를 찾아냈다. 앤트로픽은 팀이 자사 사무실에서 작업하는 조건으로 제한을 해제하고 더 고급인 미공개 모델에 대한 접근을 허용하기로 했다. 편리하게도 앤트로픽은 컴퓨팅 및 토큰 비용도 부담하기로 했는데, 그 액수는 거의 5만 달러에 달했다.

몇 가지 옵션을 저울질한 끝에 팀은 전갈 항독소를 선택했다. 생산이 어렵고 종종 말에 독을 주입해야 하는 값비싼 치료제다. 목표는 클로드를 이용해 전갈 독의 독소에 결합할 수 있는 단백질을 설계하는 것이었다. 35페이지 분량의 프롬프트를 무장한 채 AI를 작동시켜 약 300개의 하위 에이전트를 풀어 적합한 단백질을 찾게 했다.

더 냉정한 자체 설명에서 앤트로픽은 클로드가 거의 32만 개의 후보를 생성했고, 알려진 독소나 기존 단백질과 유사한 것을 버린 뒤 180개의 설계로 좁혔다고 밝혔다. 전체 과정은 64시간이 걸렸다. 앤트로픽은 팀이 "클로드와 함께" 31개의 설계를 추가해 총 211개가 됐다고 말했다.

그런 다음 시트리니는 이 설계들을 두 외부 실험실, 즉 스위스 생명공학 기업 어댑티브 바이오와 미국의 트위스트 바이오사이언스에 보내 단백질이 실제로 의도한 표적에 결합하는지 테스트했다. 효과적인 항독소로 가는 핵심 단계다. 비용은 대략 15만 달러가 더 들었다. 앤트로픽이 캘리포니아의 생물학 습식 실험실에서 이 테스트를 직접 수행할 수 없었던 이유는 불분명하다. 17개의 단백질이 기준을 통과해 팀이 목표로 삼았던 다섯 가지 전갈 독소 중 네 가지에 집합적으로 결합했다. 시트리니에 따르면 단 하나의 단백질도 두 가지 이상의 독소에 결합하지는 못했다.

설령 그렇게 했다 해도 시트리니는 여전히 작동하는 항독소와는 거리가 멀다. 독소에 결합한다고 해서 단백질이 독소를 중화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며,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제가 될 수 있다는 뜻은 더더욱 아니다. 시트리니도 이를 인정하며 "아직 어떤 실험도 이 단백질이 실제로 독소 작용을 막았는지 테스트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시 말해 실험은 성공하지 못했다. 시트리니는 신약을 만들려 했고, 더 버지와 인터뷰한 전문가들에 따르면 성취한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