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는 스위스에 각별한 애정을 가졌다. 이 러시아 작곡가는 그곳에서 신혼여행을 보냈고, 한때 루체른에 묻히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다. 하지만 결국 그는 뉴욕주 발할라의 켄시코 묘지에 안장되었으니, 전설적인 작곡가조차 자신의 마지막 안식처를 항상 통제할 수는 없다는 것을 증명한 셈이다.

1930년대 초, 라흐마니노프는 루체른 호수 기슭에 땅을 사서 바우하우스 스타일의 빌라를 지었다. 그 위치에는 감상적인 보너스가 있었을지도 모른다. 배로 조금만 가면 리하르트 바그너와 그의 가족이 1866년부터 1872년까지 살았던 집이 있었다. 라흐마니노프 부부의 1902년 신혼여행에도 독일 바이로이트에 들렀는데, 그곳에서 바그너는 온갖 역경을 무릅쓰고 자신의 작품을 상연하기 위해 오페라 하우스를 지었다.

라흐마니노프는 이미 창작의 슬럼프에서 벗어나 있었지만(보도에 따르면 최면 요법의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바그너의 작품과의 만남은 콘서트홀과 더 자주 연관되는 젊은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인 그를 두 편의 단막 오페라, 즉 '프란체스카 다 리미니'와 '인색한 기사'를 완성하도록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1906년에 연이어 초연된 이 오페라들은 이번 시즌 스위스 취리히 오페라 하우스에서 다시 만났다. 그 앞에는 라흐마니노프가 19세 때 모스크바 음악원 졸업을 위해 작곡한 단막 오페라 '알레코'가 상연된다. 푸시킨의 시 '집시들'을 각색한 이 작품의 배경은 비제의 '카르멘'을 연상시키지만, 음악적으로 '알레코'는 그 영향이 더 가까운 곳에 있음을 드러낸다. 보로딘, 림스키코르사코프, 차이콥스키다.

취리히 오페라 하우스의 총음악감독인 잔안드레아 노세다는 이러한 오페라 희귀작을 선보이는 데 특히 적합해 보인다. 케네디 센터 폐쇄 이후 새로이 떠돌게 된 내셔널 심포니 오케스트라도 이끄는 노세다는 수십 년간 러시아 레퍼토리에 헌신해 왔으며, 취리히에서의 새 역할에서 바그너의 '니벨룽의 반지' 사이클로 첫 입지를 다졌다. 내년에는 취리히 오페라 하우스 오케스트라와 함께 카네기 홀에서 '반지'를 콘서트로 공연할 예정인데, 이 작품 전체가 그곳에서 연주되는 것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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