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 캐니언에는 시간이 그냥 포기해버린 듯한 암석층의 경계선이 있다. 아래에는 고대 결정질 암석이, 위에는 캄브리아기 대폭발 시기의 사암이 자리하고, 그 사이에는 너무나 무례한 지질학적 공백이 있어 이름까지 붙었다: 대부정합(Great Unconformity). “이 공백은 2억 년에서, 그리 인상적이지 않은 정도부터, 10억 년 이상까지 다양합니다,”라고 호주 울런공 대학의 지구과학자 니콜라 플라망은 말한다. 그러니까, 사라진 억겁에 대한 인내심에 따라 적당히 인상적이거나 극도로 인상적이다.

최근 네이처 연구에서 플라망과 동료 산토시 둥가나는 이 공백이 행성 깊은 곳의 도움으로 깎였다고 주장한다. 그들의 모델에 따르면, 지구 맨틀의 뜨거운 암석의 느린 흐름이 수억 년 동안 대륙 전체를 밀어 올렸고, 빙하가 그것을 갈아내게 한 뒤 다시 가라앉게 하여 새로운 퇴적물이 그 상처를 덮게 했다. 암석 기록의 가장 큰 구멍은 행성 내부 깊은 곳에서 일어나는 과정의 지문일 수 있다 — 분명 지질학에도 은밀한 딥스테이트가 있는 모양이다.

북미의 대부정합 위에 놓인 가장 오래된 퇴적물은 6억 3500만 년에서 4억 8200만 년 사이의 것이다. 지질학자들은 이를 북미 대부분과 북유럽 및 중국 북부 일부까지 추적했다. “특히 북미에서 뭔가 일어난 것 같습니다,”라고 플라망은 말한다. 이는 나머지 세계가 상대적으로 가볍게 넘어갔다는 것을 정중하게 표현한 방식이다.

주요 설명은 빙하였다. 대략 7억 2000만 년에서 6억 3500만 년 전 사이에 빙하가 열대 지역까지 도달했고, 일부 과학자들은 행성 전체가 얼어붙었다고 생각하며, 이를 눈덩이 지구(Snowball Earth) 시나리오라고 부른다. “빙상은 표면을 갈고, 긁고, 쓸어내는 데 매우 능숙합니다,”라고 플라망은 설명한다. 그는 빙하가 암석을 침식하는 데 강보다 약 10배 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행성 전체가 얼어붙었다면 대부정합은 어디서나 발견되어야 한다. 그런데 그렇지 않다. 어색하다.

다른 설명으로는 지각의 균열과 인장, 그리고 전 지구적 해수면 하강이 있었다. 그러나 균열은 주로 대륙 가장자리에 작용하며, 해수면 변화는 모든 대륙에 동일하게 영향을 미쳤어야 한다. “광범위한 빙하기가 있었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시대에 따라 해수면 변화가 있었다는 데도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문제는 그것이 대부정합 퍼즐을 맞추기에 충분했느냐입니다?”라고 플라망은 말한다. 답은 분명히 아니었다.

네 번째 아이디어는 맨틀 자체가 대륙을 위아래로 움직였다는 것으로, 이를 동적 지형(dynamic topography)이라고 한다. “제안된 적은 있었지만, 정량적으로 검증된 적은 없었습니다,”라고 플라망은 말한다. 그래서 그의 팀이 나섰다 — 언젠가는 누군가 숙제를 확인해야 하니까.

표면 아래 약 100~200킬로미터에서 거의 3,000킬로미터에 이르기까지, 지구 맨틀은 천천히 대류한다. “용암 램프를 비유로 들 수 있는데, 어떤 물질은 올라오고 어떤 물질은 내려갑니다,”라고 플라망은 설명한다. “차가운 암석은 가라앉고 뜨거운 암석은 상승합니다.” 맨틀은 고체이지만, 암석 조각은 약 2억 년에 걸쳐 표면에서 지구 깊은 곳까지 천천히 이동할 수 있다. 그 움직임이 표면을 잡아당긴다. 차가운 해저 판이 섭입대에서 맨틀로 가라앉는 곳에서는 지면이 끌어내려지고, 뜨거운 맨틀이 상승하는 곳에서는 밀려 올라간다. 이 상하 운동의 진폭은 여전히 논쟁 중이다. “간단히 말해 수백 미터이며, 정확한 값이 무엇인지는 아직 밝혀야 합니다,”라고 플라망은 말한다. 그러니까: 수백 미터, 수백 미터 정도의 오차 범위 내에서.

둥가나와 플라망은 10억 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맨틀 대류 시뮬레이션 6개를 실행했으며, 이는 그 기간 동안 지각판이 어떻게 움직였는지에 대한 재구성을 기반으로 했다. 그런 다음 그들은 지면이 비슷한 방식으로 융기하고 침강한 지역을 그룹화하여 부정합이 어디에서 형성되었어야 하고, 어디에서 현재까지 살아남았어야 하는지를 찾았다. 그러나 플라망은 이 시뮬레이션의 초기 구성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