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르노빌(현재의 초르노빌) 원전 사고로부터 40년이 지난 지금도 주변 토양에는 미세한 방사성 입자들이 흩어져 있고, 이 지역은 여전히 방호복 없이는 들어갈 수 없을 만큼 방사능이 높다. 원자로를 파괴한 폭발은 엄청난 양의 파편을 환경으로 내뿜었고, 불과 8~50마이크로미터 크기의 입자들은 아직도 강한 방사능을 띠고 있다. 과학자들이 이제 이 작은 잔해들을 전례 없는 정밀도로 조사했고,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일부 입자들은 40년간의 풍화에도 불구하고 원래 내부 구조의 상당 부분을 유지하고 있었다.

"이 입자들은 세 가지 종류로 나뉩니다,"라고 라이프니츠 하노버 대학의 물리학자이자 박사과정생인 토비아스 바이센보른은 설명한다. "첫째, 화학적·물리적으로 핵연료인 이산화우라늄과 아직 매우 유사한 입자들이 있습니다. 다음으로, 지르코늄 층에 부분적으로 또는 완전히 둘러싸이거나 완전히 융합된 입자들이 있죠." 두 번째 범주는 원자로 내부의 극한 열에서 탄생했다. 녹아내린 연료가 연료의 보호 외피로 쓰이는 고저항 금속인 지르코늄과 결합한 것이다. 바이센보른은 세 번째 유형은 "흑연 감속재에 불이 붙으면서 생성됐다"고 덧붙인다. 정상 조건에서 흑연 감속재는 고속 중성자를 느리게 만들어 연쇄 반응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사고 당시에는 이것이 점화되어 열흘 동안 탔고, 그 과정에서 연료는 U3O8 같은 다양한 우라늄 산화물로 산화됐다. 이 형태는 기계적으로 취약해 쉽게 미세 파편으로 부서지고, 바람에 실려 날릴 수 있으며, 흡입하면 심각한 건강 위험을 초래한다.

수십 년간의 연구에도 불구하고 과학자들은 초르노빌 입자들이 왜 서로 다른 속도로 분해되는지 아직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며, 물질이 풍화되면서 여러 형태의 우라늄 산화물이 생길 수 있어 장기적 거동을 예측하기 어렵다. 이를 규명하려면 방사광 X선 회절 같은 특별한 정밀 장비가 필요하다. 이 방법은 결정질 물질 내부의 원자 배열을 보여준다. 헬름홀츠-첸트룸 드레스덴-로센도르프(HZDR)의 결정학자 크리스토프 헤니히 박사는 그르노블의 로센도르프 빔라인에서 이런 종류의 방사성 파편에 대한 최초의 성공적인 구조 분석을 완료했다.

바이센보른과 함께 헤니히는 초르노빌 지역에서 회수한 6개의 입자를 분석해 서로 다른 결정상(結晶相)을 식별함으로써 방사성 물질이 얼마나 빨리 환경으로 유출될 수 있는지 알아냈다. "하노버의 동료들과 저는 여러 방법으로 우크라이나 토양 시료에서 입자를 분리해 텅스텐 전극에 부착했습니다,"라고 바이센보른은 말한다. 시료의 방사능이 매우 높았기 때문에 그르노블로 운반하기 전에 여러 겹의 격납 용기 안에 밀봉해야 했다. 그르노블에서 헤니히 팀은 X선 회절을 이용해 물질을 통과하는 X선이 어떻게 산란되는지 측정함으로써 입자 내부 구조를 조사했다. "먼저 입자 구조를 어떻게 검사할지 알아내야 했습니다,"라고 헤니히는 설명한다. "결국 우리는 입자를 사람 머리카락 굵기인 약 100마이크로미터로 집속된 X선 빔 안에서 완전히 회전시켰습니다. 모든 반사를 빈틈없이 포착하기 위해 각 입자를 2,000개의 서로 다른 각도에서 측정했습니다." 이로써 과학자들은 파편 내 서로 다른 우라늄 산화물 상을 구별할 수 있었고, 이전에는 접근할 수 없었던 세부 정보를 밝혀냈다.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환경에 40년간 노출된 후에도 6개 입자 모두 내부의 핵연료가 원래 결정 구조의 상당 부분을 유지하고 있었다. 이는 적어도 초르노빌 파편 일부가 연구자들이 믿었던 것보다 화학적으로 더 안정적임을 시사한다. 잠재적으로는 핵분열 생성물을 빠르게 방출하지 않고 내부에 가둬둘 만큼 안정적일 수 있으며, 이는 방사성 오염물질이 주변 토양과 물로 이동하는 것을 제한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연구자들은 이것이 초르노빌의 오염이 안전하다는 증거는 아니라고 서둘러 강조한다.